- 가슴으로 오는 가을 / 이채-
그대 가슴에도 낙엽이 지는가
무성한 낙엽을 밟으면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조각조각 흩어지는 외로움아
어차피 혼자이기에 쓸쓸함이요
쓸쓸하기에 혼자인 것이다
아무도 없는 들을 지키며
가난한 새를 쫒기 위해
오늘은 종일
서 있는 허수아비가 되었네
그대 가슴에도 가을이 오는가
두고갈 것도
가져 갈 것도 없이 모두 바래진
가을이 되어, 낙엽이 되어
오늘은 홀로 쓸쓸한 기도를 했네
누구든 가을보다 더 외롭거든
낙엽 밟는 소리 따라
길을 떠나라, 홀로 떠나라
어차피 살아 있기에 쓸쓸함이요
쓸쓸하기에 살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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