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에 다니는 워킹맘 이수연(34)씨는 최근 환율급등으로 스트레스가 극심해지면서 두통이 생겨 한방병원을 찾았다.
진료 결과 이씨의 뇌 건강 상태는 양호했지만 스트레스가 현재 상태에서 지속되면 뇌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불황으로 뇌 관련 질환 증가
경기불황으로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뇌 관련 질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날씨가 추워지면서 뇌 경색 등 뇌질환주의보도 내려졌다. 평소 꾸준히 뇌를 자극하면 뇌 노화를 늦출 뿐 아니라
뇌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뇌도 신체의 일부이기 때문에 평소 건강관리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끼 밥, 맑은 공기, 적당한 운동, 적절한 자극'이 뇌 안티에이징의 기본이다.
하지만 너무 일상적인 답변이라고 생각된다면 뇌에 좋은 운동과 음식을 뇌의 기억 세포에 쏙 넣어두자.
■단순운동보다 복잡한 운동이 좋아
광동한방병원 문병하 대표원장은 "걷기나 조깅 등 단순운동은 뇌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문 원장은 "오히려 순서를 외워야 하는 에어로빅이나 팀을 이뤄 하는 운동, 댄스 등 '복잡운동'이 뇌 여러 부분을 자극해
뇌 기능을 활성화시킨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지나친 스트레스는 뇌의 노화를 부추긴다. 음주와 흡연이 뇌 노화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겨울철 집안에서 스트레스를 풀어주면서 뇌를 적당히 자극해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혈자리 지압과 아로마테라피, 음악치료 등이 있다.
수시로 혈자리를 마사지하듯 가볍게 누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뇌를 자극해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양백혈(두 눈썹의 중앙에서 손가락 한 마디 위 정도)을 1~2분간 손가락을 대고 있거나 유양돌기
(귓바퀴 뒤쪽에 있는 뼈의 돌기) 앞뒤쪽을 부드럽게 5분 정도 눌러주는 것이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을 준다.
태양혈(눈썹 끄트머리 부근)을 5분 정도 지긋이 눌러줘도 좋다.
■향을 통한 뇌 기능 활성화
향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아로마테라피 역시 최근 뇌 기능과 관련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국아로마테라피인증학회 안미선 강사는 "에센셜오일의 향을 맡게 하면 향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향이 감정이나 기억을
관장하는 부분에 영향을 줘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로즈메리향을 흡입하고 나서 뇌파사진을 찍어보면
뇌 활동이 증진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로즈메리, 바질, 페퍼민트 등이 아로마테라피로 많이 활용되는데 천연향도 뇌 자극에 도움 된다고 하지만
안미선 강사는 "대체요법의 하나로 인식되는 아로마테라피는 전문 아로마테라피스트에게 상담을 받고 체질에 맞는 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를 들어 고혈압 환자가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는 로즈메리 향을 지나치게 많이 맡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뇌에는 역시 클래식이 해답
좋은 음악을 듣는 것도 뇌에 자극이 된다. 대한음악치료학회 김군자 대표는 "실제로 자극을 줄 수 있는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의
뇌와 그렇지 않은 뇌를 비교해보면 좋은 음악으로 자극을 준 뇌의 알파파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화성이 무리 없이 진행되는 클래식을 권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클래식은 뇌파에 적당한 자극과 안정을 준다.
하지만 클래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억지로 클래식을 듣는 것 또한 뇌에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음악을
즐겁게 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5군 골고루, 견과류·생선은 꾸준히 섭취
푸드테라피도 빼놓을 수 없다. 50대가 되면 죽어가는 신경세포를 자극해 살려야 하는데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지 않으면
영양소 부족으로 뇌의 노화를 촉진시킬 수 있다. 의학전문 기자 출신 푸드테라피스트 김연수씨는 "기본적으로 필수 식품군을
골고루 먹어야 하고 뇌 지질이나 뇌 세포막 형성에 도움을 주는 호두와 뇌 신경세포의 노화를 방지하는 오메가3 지방산을
함유한 생선, 아연이 풍부한 마늘 등을 꾸준히 섭취하라"고 권한다.
하지만 이미 노화가 진행돼 뇌 세포가 어느 정도 줄어든 상태라면 재활전문 기관이나 뇌 기능 센터 등 전문 의료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살아 있는 뇌 세포를 자극해 활성화시키는 것은 평소 생활습관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이미 죽은 세포들은
자극이 가해져도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글 박근희 기자 | 사진 이경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