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 기도

야고보아저씨의 묵상 -2월 8일 연중 제5주일

석란 2009. 2. 8. 18:07

2월 8일 연중 제5주일 야고보 아저씨의 묵상 - 불면증과 수면제

  

        

            2009년 2월 8일 연중 제5주일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 1,29-39


   그 무렵 29 예수님께서는 회당에서 나오시어,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가셨다. 30 그때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어서,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그 부인의 사정을 이야기하였다. 31 예수님께서 그 부인에게 다가가시어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열이 가셨다. 그러자 부인은 그들의 시중을 들었다.

32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모두 예수님께 데려왔다. 33 온 고을 사람들이 문 앞에 모여들었다. 34 예수님께서는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 주시고 많은 마귀를 쫓아내셨다. 그러면서 마귀들이 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다. 그들이 당신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35 다음 날 새벽 아직 캄캄할 때, 예수님께서는 일어나 외딴곳으로 나가시어 그곳에서 기도하셨다. 36 시몬과 그 일행이 예수님을 찾아 나섰다가 37 그분을 만나자, “모두 스승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른 이웃 고을들을 찾아가자. 그곳에도 내가 복음을 선포해야 한다. 사실 나는 그 일을 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39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온 갈릴래아를 다니시며, 회당에서 복음을 선포하시고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불면증과 수면제

 

    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내 생활 패턴이 많이 바뀌어졌습니다. 저녁이 되면 은근히 걱정이 앞섭니다. 오늘 밤에 어떻게 잠에 들지 내심 걱정하지만 병원에서는 물리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수면제를 처방해 줍니다. 약을 먹지 않고 잠에 들려고 해도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어떤 때는 약을 먹어도 꼬박 아침까지 새우고 비몽사몽간에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강의를 하기도 하고, 정신을 차려 허둥대기도 합니다.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고 약속 시간도 잊어버리고 수면제의 효과가 나를 멍청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습니다.

 

    맑고 밝은 아침을 맞아 눈을 뜨지 못한지 벌써 근 10년은 되어갑니다. 이런 올빼미 체질을 벗어나기 위해서 약을 줄여보려고 매일 노력하지만 어제도 그제도 새벽에 일어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포기하고 다시 약을 먹습니다. 약의 양도 점점 늘어납니다. 정말 약의 양을 줄이고 좀 더 기운을 차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을 주님께 봉헌하기를 희망합니다.

 

    어떤 때는 묵주를 잡고 기도를 합니다. 순전히 잠을 자기 위한 묵주의 기도입니다. 고통의 신비를 바치면 나도 모르게 잠에 듭니다. 예수님께서 고통을 당하시는데 나는 잠이 드는 것은 게세마네에서 기도하실 때 세 제자들이 잠에 떨어진 것과 같은 이치인가 봅니다. 또 어떤 때는 음악을 틀어놓고 잠들기도 하고, 밤새 뉴스채널을 켜놓고 잠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주님께서 모든 병자들을 고쳐주심과 같이 나도 이 심한 불면증과 협심증을 고쳐 주셨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부리기도 합니다.

 

    나는 악마가 내게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모시면서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마귀가 나랑 아주 가까운 친구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마귀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특히 마귀가 뿌려준 죄의 근원 때문에 죄와 악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7죄종은 자주 나를 괴롭힙니다. 요리강령에는 7죄종에 대하여 아주 소상하게 근거를 밝히고 있습니다.

 

   교오(驕傲 : 교만함과 오만함), 간린(慳吝 : 인색함과 나눌 줄 모름), 미색(美色 : 음란하고 정결치 못함), 분노(忿怒 : 자기에게 언짢은 사람이나 사물에 화를 내거나 거스르는 성정을 표함), 질투(嫉妬 : 남이 잘되는 것을 싫어하고, 남이 잘못되는 것을 즐겨함), 탐도(貪饕 : 재물을 탐함과 음식을 과도히 탐함), 해태(懈怠 : 게으름과 나태함)의 일곱 가지의 죄의 근원이 나를 괴롭히는 것입니다. 이 속에 빠져 죄에 물들고, 마귀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은근히 그 유혹을 즐기고, 빠져 들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자기 합리화로 꾸미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새벽에 일어나시어 하루를 온전히 봉헌하시며 시작하십니다. 주님께서는 그 새벽에 하느님아버지와 상의하시고, 복음을 받으시고, 하루 종일 받으신 복음을 선포하시며, 하느님나라와 하느님의 사랑, 사람들의 사랑에 대하여 기쁜 소식을 전하십니다. 그리고 그 일이 당신의 사명이라고 말씀하시며 그 일을 완수하시려고 하루를 온전히 봉헌하십니다. 나도 일찍 잠들고 새벽에 일어나 하루를 온전히 봉헌할 준비를 새롭게 해야 하겠습니다.

    어느 때 강의하면서 새벽을 봉헌하겠다고 약속하고 언제나 지키지 못한 약속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세상에 복음을 전하시기 위해서 오신 그 사명을 완수하시려고 준비하시는 것처럼 하루를 봉헌하고 복음 선교에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제는 다시는 마귀와 친구 되지 않기로 결심하고 죄의 근원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려고 합니다. 주님께서도 은총으로 도와주실 것이지만 부족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 야고보 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