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생활

뇌졸증, 경고 신호 오면 바로 병원으로

석란 2008. 11. 24. 15:34
1. "고혈압쯤이야…" 하는 강심장
고혈압을 방치하는 것은 자살 행위와 같다. 뇌졸중 저격수 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것이 고혈압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뇌졸중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고혈압이었다. 다음은 흡연, 당뇨ㆍ뇌졸중 병력, 고(高)콜레스테롤혈증, 심장질환 순. 고혈압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4~6배나 뇌졸중이 많이 발생한다.

일반적인 고혈압 기준은 140/90mmHg이다. 학회에선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고혈압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130/80mmHg 이하 혈압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혈압을 내리면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50%, 심장마비 25%, 심부전증도 50%나 줄인다. 그러나 위험성 경고에도 특히 30, 40대는 자신의 고혈압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흔하다. 질병관리본부의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30, 40대 고혈압 환자의 30%만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중 21%만이 정기적으로 혈압약을 먹고 있었다.

2. 당뇨병·고지혈증 치료 안 하기
당뇨병의 합병증은 혈관에서 나타난다. 콩팥질환이나 망막증, 심지어 발이 썩는 족부궤양에 이르기까지 혈관이 막히거나 괴사해 발생한다. 당뇨나 고지혈증 환자의 혈액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을 뿐 아니라 끈적끈적하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은 뇌졸중 발생률을 2~3배, 고지혈증은 1.5~2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두 질병을 모두 앓고 있으면 발병 위험률이 더 높아진다. 또 당뇨병은 동맥경화를 10년이나 빨리 진행시킨다. 당뇨병과 고지혈증은 다른 병이지만 뿌리는 같다. 이른바 대사증후군이다. 대사증후군의 종착역은 죽상 혈전증이다. 죽상이란 죽과 같은 이물질이란 뜻이다. 지방이나 섬유성 물질, 미네랄 등이 결합된 죽상 침전물(플라크)이 혈관을 막기 시작하면 혈액의 흐름이 나빠진다. 이 침전물 때문에 혈관이 갑자기 파열해 혈액이 누출하면서 혈전(피떡)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대사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허리 둘레 90cm 이하, 중성지방 150mg/㎗ 이하, HDL 콜레스테롤 40mg/㎗ 이상, 혈압 130/85mmHg 이하, 공복 시 혈당이 110mg/㎗ 이하여야 한다.

3. 의사가 처방해준 약 안 먹기
'복약 순응도'란 용어가 있다. 쉽게 얘기해 의사의 처방대로 약을 성실하게 먹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다. 뇌졸중 극복의 첫 단추는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미 고혈압 같은 위험 요인이 진행하고 있다면 무엇보다 성실한 약물 복용이 전제돼야 한다.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을 사전에 차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약을 먹지 않는 이유는 많다. 하지만 고혈압을 방치하면 혈관 손상이 계속 진행되기 때문에 강제로라도 혈압을 끌어내려야 한다. 그러나 국내 환자의 경우 50%가 치료 시작 6개월이 지나면 약을 먹지 않고, 일 년이 지나면 70%가 중도하차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경향은 나이가 어릴수록 심하다.

4. 머리가 아파도 참기
일반적으로 편두통은 뇌졸중과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여기엔 함정이 있다. 드물지만 동맥류 같은 동정맥 기형, 혈관벽이 갈라지는 혈관 박리 같은 질환도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 미 임상의사협의회 자료에 따르면 40~84세 편두통 환자의 80%가 심장 및 뇌혈관계 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두통 증상을 방치하면 혈소판이 응집되고 혈관이 수축돼 뇌졸중이 발병하기 쉬워진다. 그렇다면 어떤 편두통이 위험할까. 먼저 평소에 없던 편두통이 갑자기 나타났다거나 길게는 3일 이상 지속하는 경우다. 이럴 땐 당장 병원에서 혈압 검사는 물론 뇌혈류 검사를 받도록 하자. 뇌출혈 경우엔 사전 증상으로 '머리가 띵하다' 혹은 '어지럽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반면 뇌동맥류의 경우엔 벼락이 치는 듯한 두통이 온다. 갑작스러운 뇌압 상승으로 뇌조직이 팽창해 통증을 느끼는 감각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뇌경색은 서서히 혈관이 막히기 때문에 두통보다는 편마비(한쪽 마비)나 언어장애가 먼저 나타난다.

1. 뇌졸중을 바로 알자
뇌는 엄청난 일꾼이다. 뇌의 무게는 우리 몸무게의 2%에 불과하지만 음식과 호흡으로 섭취하는 산소와 포도당의 20%를 소비한다. 그만큼 많은 혈액을 필요로 한다. 게다가 뇌세포는 20초만 혈액 공급이 중단되면 기능을 잃고, 이 상태가 4~8분 지속되면 영구 손상을 입는다. 따라서 뇌 속의 혈관장애는 시간을 다툰다.

과거에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뇌출혈의 두 배다. 혈압 관리를 어느 정도 하지만 완전히 제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뇌출혈도 혈관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경과가 크게 다르다. 당뇨 환자의 경우 가는 혈관이 잘 터진다. 뇌가 담당하는 부위에 따라 언어장애, 수족마비, 치매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큰 혈관이 터지는 지주막하 출혈은 심각한 상황을 연출한다. 혈관 기형인 동맥류가 터지는 경우에도 생명을 잃을 정도로 다급하다. 이에 반해 혈관이 노폐물로 막는 동맥경화성 경색이나 혈전이 혈관을 막는 색전증은 대부분 예고 증상이 있고, 병의 경과에도 다소 여유가 있다. 빨리 혈전을 녹이는 시술을 받으면 완치될 가능성이 크다.

2. 뱃살은 무조건 빼자
'죽음의 4중주'가 있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돋지만 실제 우리 몸에서 울려 퍼지는 건강 적신호다. 4중주의 주자는 내장지방, 고지혈증, 당뇨 전 단계인 내당능 장애, 그리고 고혈압이다. 이들 4인방의 협주가 동맥경화를 가속화해 사망률 1위인 뇌졸중과 심근경색의 원인이 된다. 이 중 대표주자는 복부비만이다. 내장에 쌓인 지방산이 떨어져 나가 혈액 속에 지방이 많아지는 것이 고지혈증이다. 또 이 '유리 지방산'은 인슐린의 활동을 방해해 혈당을 높인다. 이를 내당능 장애라고 부른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인슐린이 부족하다고 인식해 췌장으로 하여금 대량으로 인슐린을 생산하게 한다. 이처럼 혈액 속에 인슐린이 쏟아져 들어가는 현상을 고인슐린 혈증이라고 하며, 이는 콩팥의 염분 재흡수를 촉진해 고혈압으로 이행된다. 결론은 내장지방이 잘 쌓이지 않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칼로리가 낮은 식사, 에너지를 태우며 혈관의 탄력성을 도와주는 유산소 운동이 기본 수칙이다. 다행히 복부지방은 잘 빠진다. 하루 열량 500㎉를 줄이면서 한 시간 정도 한 달만 운동하면 4kg의 지방이 사라진다.

3. 스트레스 관리방법 익혀야
지속적인 긴장과 압박감은 혈관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카테콜라민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많아진다. 이 호르몬은 혈관을 좁게 만들어 고혈압이 되게 한다. 과로 역시 혈관엔 위험인자다. 육체적으로 무리하면 심장 박동의 이상을 초래하고 피를 굳게 만들어 뇌졸중으로 발전한다. 특히 누적되는 피로는 고혈압, 부정맥 등 위험인자의 '방아쇠'를 당긴다. 인생 급행열차에서 완행열차로 바꿔 타길 권한다.

요즘 30, 40대에서 늘어나는 뇌졸중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방아쇠 역할을 한다. 대체로 A형 타입이 스트레스에 취약하다. A형 타입이란 치밀하고, 계산적이며, 끈기 있고 책임감이 강한 유형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즐기면서 일에 몰두하는 듯하지만 뇌졸중이나 심장병에 매우 취약하다. 운동, 여행, 취미 활동을 늘리고, 자기최면술이나 스트레스 이완요법을 배운다. 일과 나와의 분리, 혼잣말 등의 인지적(認知的) 기법, 분노 조절 훈련, 생각 멈추기 등이 도움을 준다.

4. 담배는 끊고 술은 적당히
흡연이 부르는 병은 많지만 뇌졸중도 예외는 아니다. 니코틴은 혈관을 좁히는 역할도 하지만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상처를 낸다.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리면서 혈전을 만들어 뇌혈관을 위협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의 간접흡연도 혈압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이 담배를 피울 경우 뇌졸중 발생률은 최고 17배까지 높아진다. 또 매일 과음하면 뇌출혈과 뇌경색의 위험이 따른다. 미 위스콘신의대 연구팀은 평균 32세인 338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목동맥의 경화 정도를 초음파로 5.8년간 관찰했다. 그 결과 남녀를 불문하고 흡연자에게서 동맥경화 지표가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하지만 담배를 끊고 과음하지 않으면 1.5~3배 뇌졸중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여기에 고지방식을 피하고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아스피린을 복용해도 발병률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비타민C도 혈관 건강에 좋다. 혈관 내피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한다.

5. 물은 충분하게 마시자
혈관은 강과 같다. 가뭄이 들면 수량이 줄고 물이 탁해져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의 풍부한 혈액량과 깨끗한 혈류는 혈관 건강의 바로미터다. 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이 생기기 쉽고, 혈관도 잘 막힌다. 밤중 또는 아침 일찍 뇌졸중이 많이 일어나는 것은 밤새 혈액 부족에 의해 혈관이 막히기 때문이다. 소변이나 땀은 물론 호흡과 피부 대사에 의해 물은 계속 빠져나간다.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소모된다. 충분한 물을 섭취하려면 하루 2리터는 마셔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장에서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는 데다 갈증을 자각하는 중추 기능이 저하된다. 따라서 중년 이후부턴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수시로 물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와 차 또는 맥주는 일시적으로 수분을 공급해도 이뇨 작용을 촉진해 오히려 탈수를 조장한다.

출처 : 포브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