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석란 2009. 10. 14. 13:09

 

 

 

해바라기 연가 / 이해인
  
   내 생애가 한번 뿐이듯
   나의 사랑도 하나입니다.

   나의 임금이어

   폭포처럼 쏟아져 오는
그리움에 목메어
   죽을 것만 같은 열병을 앓습니다.
 
   당신 아닌 누구도 치유할 수 없는
   내 불치의 병은 사랑
   이 가슴 안에서
   올올이 뽑은 고운 실로
   당신의 비단 옷을 짜겠읍니다.
 
   빛나는 얼굴 눈부시어
   고개 숙이면
   속으로 타서 익는 까만 꽃씨

   당신께 바치는 나의 언어들
   이미 하나인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될 날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나의 임금이어

   드릴 것은 상처 뿐이어도
   어둠에 숨기지 않고

   섬겨 살기 원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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