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

'시루논'

석란 2009. 10. 24. 16:27

 



  '시루논'


작물은 저마다 좋아하는 토성이 있다.
예를 들면 벼는 식토를 좋아하고, 수박은 사토를
좋아한다. 수박을 식토에 심거나 벼를 사토에 심으면
아무리 애써봐도 수확을 많이 올릴 수 없다.
모래 논을 '시루논'이라 하는데 마치 시루에
물 빠지는 것처럼 물이 쑥쑥 빠진다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논으로는 빵점이다.


- 이완주의《흙을 알아야 농사가 산다》중에서 -


* 사람도 '시루논'과 같으면 곤란합니다.
사랑을 장대비처럼 쏟아부어도 다 흘려보내고
진정어린 말도 다 놓쳐버리면, 정말 빵점입니다.
작은 사랑과 관심,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자기 마음의 논에 잘 담아, 더 큰 감사와 풍요로움으로
수확하는 삶이어야 백점짜리 인생입니다.
'시루논'은 아니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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