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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너나 잘해라

석란 2013. 3. 22. 12:56

                                          너나 잘해라

 

아주 흔한 말이지만 세상 모든 사람들의 소망을 물으면 ‘행복’이라고 합니다. 사람을 비롯하여 생명이 있는 것은 자유와 마음의 고요, 평화를 꿈꾸며 삽니다. 그러면서도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행복’하면 나와는 거리가 먼 저만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인 듯 생각하고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과연 나와는 상관없이 ‘행복’은 멀리 있는지?를 생각해 봅니다. 아주 가까이 내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을 미리 포기한 사람입니다. 그는 ‘행복’을 재물에서, 학벌에서, 지위에서, 명예에서 찾는 사람입니다. 살아오면서 많이 가진 사람이, 학벌이 좋은 사람이, 지위가 높은 사람이, 명예를 가진 사람이 ‘행복’하다는 관념입니다. 과연 그들은 ‘행복’한 사람인가를 생각게 하는 상황을 많이 보았습니다.

 

최근 몇주간 대학총장과 아이돌 그룹 리더, 스포츠뉴스 아나운서, 축구선수, 대학생과 교수 등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한국에서 정치인과 기업인, 연예인의 자살은 이제 일상사가 됐을 정도입니다.

그렇습니다. 가진 사람은 가진 만큼 경영해야 하고, 거느린 사람은 그만큼 다스려야 하고, 학벌이 좋은 사람은 그만큼 창조적 활동을 해야 하고, 지위와 명예를 가진 사람은 그것을 지켜야 하는 아픔이 있습니다. 그렇지 못하면 명실상부란 말에 부딪혀 많은 부담을 지고 살아야 하는 멍애가 있습니다. 그 부담, 그 멍애가 어쩌면 아픔일 것입니다. 이 아픔에서 벗어날 때 ‘행복’은 내 곁에서 머물 것입니다.

 

이 아픔에서 벗어나는 것은 성인(부처님, 예수님이나 참 삶을 사는 목회자)의 몫이라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스님들의 법문을 들고 있으면 부처님이야말로 가장 평범하고 인자하고 인간미 넘치는 수수한 내 이웃이고 어쩌면 바로 나 자신이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스님들의 수행과정을 엿보면 단순하고 평범합니다. 평범 속에 깊은 도가 있습니다.

 

‘행복’은 나와 멀리 떨어져 있다고 지례 겁먹고 포기할 것이 아닙듸다. 그런 마음 내려놓고 아주 평범한 내가 되는 것이 ‘행복’을 찾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그 누구처럼 되려고 애쓸 필요도 없고, 그 누구를 닮으려고 보태고 꾸미지 말고, 헛된 꿈에 매달려 지치지도 않고, 그 무엇을 어떻게 해 보겠다고 피나는 노력을 할 것도 없습니다. 다만 지금에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면 됩니다. 지금 바로 여기에서 나에게 주어진 일이 무엇인지 알고 걸림돌을 만나면 인(忍), 감(敢), 대(待) 석자를 거울삼아 나의 길을 가는 겁니다. 나의 길을 가는 사람은 옆을 기웃거리지 않습니다. 나는 나일뿐입니다. 모든 것은 자연히 옵디다. 얻으려고 해서 얻어지는 것도 아니고, 받으려고 해서 받아지는 것도 아니고, 버리려고 해서 버려지는 것도 아니고, 멀리하고 싶다고 해서 멀어지는 것도 아니고, 원한다고 해서 원대로 되는 것도 아닙듸다. 묵묵히 나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가는 사람은 모두 나의 도반입니다. 그 도반들과 함께 ‘행복’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우리, 서로가 서로에게 도반이 되어 ‘행복’을 찾아 함께 ‘행복’의 길을 떠납시다. 우리는 유별나지 않은 평범한 이웃이 되어서 함께 몸과 마음의 건강과 평화를 찾고, 이웃과 자연과 하나 되는 조화로운 삶을 살면서 이제는 똑 같이 반복되는 삶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우리가 됩시다.

“ 미움에서 벗어나고, 고통에서 벗어나고, 번뇌에서 벗어나지이다. 열린, 기쁜 마음으로 그리고 늘 새로 태어남의 마음으로의 만남이 이어지이다.” 이는 나를 아껴주고, 내가 아겨 주는 이웃들과 나누고 싶은 기도입니다.

 

진정한 ‘행복’이 뭐냐고 물으면 세속적인에 삶에 익숙해진 나, ‘행복’에 대한 감각이 무디어진 나, 말문이 막힙니다. 이는 나 자신을 잃고 산 증거입니다. 다만 불행하지 않다는 느낌이 행복이라 생각하고 지금 이 행복감을 계속 이어가려는 지난한 몸짓의 과정이 진정 ‘행복’이 아닐까를 생각하니, ....

그래 ‘너나 잘해라.’라는 말이 귓가에서 맵돕니다.

출처 : 수필춘추
글쓴이 : 현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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