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리

미국 고등학교 졸업식에 다녀와서

석란 2018. 7. 18. 11:07

미국 고등학교 졸업식에 다녀와서





                                                                                                                  이 옥 자



  창밖에 이슬비가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

6월 21일이 미국에 살고있는 손자의 졸업식이다. 형우가 어린 나이로 미국에 와서 킨더스쿨에 다닌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깊다. 

  형우가 졸업을 하는 이스트브른스 윅 고등학교는 학생과 그 가족들 모두 약 2500의 편의를 위해 운전으로 한시간 거리에 위치한아이스하키 경기장을 빌렸다고한다.

  11시에 720명의 졸업생들이 녹색 졸업 가운에 사각모를 쓰고 질서 정연하게 식장에 입장한다. 단상에서 학생대표가 성조기에 경례를 한 후 미국 국가가 우렁차게 울려 퍼진다. 교사중에서 학생에게 인기가 최고인 여선생님의 축사가 30분이상 소요되었다. 학생들은 조금도 지루한 기색도 없이 조용히 경청하며 앉아 있다. 기립박수를 치는 학부형의 모습도 여기 저기 보인다. 

  졸업생 인증서 수여가 시작되었다 천장에 달려있는 전광판에 학생 한 명 한 명씩 단상위에 올라와 교장선생님과 악수하고 포옹하며 인증서를 받는.모습이 인상적이다. 각기 가족들은 자기 자녀가 보일때마다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지른다. 손자도 교장선생님과 악수하고 포응하는 모습이 전광판에 보인다. "형우야, 화이팅" 하고 소리를 지르는 순간 기쁨에 눈물이 핑 돈다. 졸업식 행사가 거의 한 시간 반이 지났는데도 졸업식장 분위기는 아직도 열기가 뜨겁다. 

  사회자가 졸업식 폐회 선언을 한다. 졸업생 전원이 모두 일어나 일제히 "와." 하고 소리를 지르면서 쓰고 있던 사각모를 머리위로 높이 던진다.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가는 사각모의 모습이 마치 푸른 꿈을 간직하고 두 팔을 활짝 벌려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720명의 졸업생들이 퇴장한다. 늠름한 모습으로 퇴장하는 손자가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든다. 나는 형우의 눈과 마주치는 순간 찰칵하고 사진에 모습을 담았다.형우는 성격이 좋고 유머가 많아서 친구들 사이에 인기가 많다. 졸업생 들의 표정이 밝고 행복하게 보인다. 아마도 이번 졸업생들이 거의 본인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 듯 싶다. 학생들 50%는 자기가 살고  있는 주립대학에 간다. 48%는 다른 주립대이나 사립대학에 가고 2%만 명문대학에 간다. 

  형우는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 유일하게 로드아일랜드주에 소재한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학교에 합격하였다.

모교 와 우리 가족들에게 큰 선물을 안겨 주어 자랑스럽고 대견스럽다. 앞으로 훌륭한 의사가 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만큼 손자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나는 미국 고등학교의 졸업식을 보면서 우리나라 졸업식과 아주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우리나라 졸업식은 학생보다 어른 위주로 진행된다. 상장을 수여한다는 명목으로 구청장,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들의 축사를 하느라 시간을 많이 낭비한다. 학생들은 지루해서 식이 끝날 때까지 친구들끼리 시끄럽께 떠든다.정치적인 색채를 띄우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교장선생님은 졸업생과 일일히 악수와 포옹을 하기는 커녕 졸업생 대표에게 졸업증서를 준다. 학생 대표는 각반에게 전달하여 담임선생님이 학생에게 나누어 준다. 졸업식이 끝나면 학생이 밀가루를 가져와 온 몸에 뿌려 상대에게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리나라 교육의 문제점은 단편적인 지식을 요구하여 답을 외우는 경향이 있어 공교육이나 사교육은 자기 스스로 공부하지 않고 주입식 교육이다. 단편적 지식은 많으나 사고력과 창의력이 부족하다. 우리나라 교육은 입시지옥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부만 잘해서 명문대학에 가면 무엇하겠는가? 지덕체를 갖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장점은 학부모간에 경쟁이 심하여 영어,수학,과학의 경쟁이 교육열로 이어져 학원이나 가정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 실력만큼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 교육을 부러워한다고 한다.

   미국의 교육의 장점은 공부가 학생들의 삶의 전부가 아니다라는 것이다.공부를 잘하면 잘하는대로 못하면 못하는대로 각기 개인의 적성과 특기를 발견하여 스스로 적성을 찾아 공부를 한다. 무조건 지식 전달에 목표를 둔 교육이 아니라 주관적 사고력과 토론 능력, 개개인의 창의성 표현에 맞추어 꿈을 키워 나도록 한다 

  물론 미국과 우리나라 교육의 장단점은 있지만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찾아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하는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