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낙엽 / 이해인

석란 2018. 9. 27. 19:20


 

 

 

 

낙엽 / 이해인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 새롭게 해주고,
주어진 시간들을 얼마나 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 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 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

내가 한 장 낙엽으로 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 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
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떨어져나가는
나의 시간들을

좀더 의식하고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