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열두 달의 친구 / 이해인

석란 2009. 4. 5. 22:58

 

 

 

열두 달의 친구 / 이 해 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 줄 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 볼 수 있는 성숙한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 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 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 없이 처음 만났을 때의 느낌으로

대할 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움과 약동하는 봄의 기운을

우리 서로에게만 전할 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 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 수 있는 즐거운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힘들어하는 그들에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에 풍요로움에 감사 할 줄 알고

그 풍요로움을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웠던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내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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