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조 시

봄날 / 김남조

석란 2010. 2. 23. 21:35

 

 

 

 

 

 

 봄날 / 김남조

임의 두레박줄은
하도 길어서
천 길 벼랑에서
물 길어 올리시고

임의 두레박줄은
하도 실하여
산의 꼭두의
옹달샘을 채우시는데

햇빛 내려와
여른여른 목욕하면
수중기의 주렴과
그것 건드리는 아지랑이,
아지랑이

이쯤으로도
봄 선물 놀랍거늘
임의 솜씨 더 무슨 조화
보여주실지
그저 황송하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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