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시

가을 길/ 이해인

석란 2011. 9. 6. 23:36

 

 

 

 

 

가을길 / 이해인


바람이 지나가다
내 마음의 창문을
살짝 흔드는 가을길

탱자 시냇물 어머니
그리운 단어들을
하나씩 떠올리며
잠시 멈추어 선 가을길

푸른 하늘을 안으면
나의 사랑이 넓어지고
겸손한 땅을 밟으면
나의 꿈이 단단해져요

이제 내 마음에도
서늘한 길 하나 낼 거에요
쓸쓸한 사람들을 잘 돌보는
나무 한 그루 키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