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 기도

洗(세)와 禮(예) = 洗禮

석란 2011. 2. 13. 19:41

도나도님께서 올려주신 글 입니다 - 洗(세)와 禮(예) = 洗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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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洗(세)와 禮(예) = 洗禮

 

洗의 독음은 ‘세’요, 뜻은 ‘씻다’이다. 洗 = 水 +先(먼저 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므로 洗는 물(水)로 먼저(先) 씻는다(洗)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일이 바로 물로 손과 얼굴을 씻는 세수(洗手)로 하루의 일과는 시작된다.

‘씻는다’는 것은 우리 삶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중요한 의식이나 예식을 치루는 경우 언제나 먼저 씻는 일에서 시작한다.

씻는 일은 단순히 깨끗이 한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내적 정화의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다도(茶道)에서는 그 예(禮)가 엄격한데 먼저 손을 씻고 마음을 정화한 다음에 비로소 단정히 앉아

차를 음미하며 마신다고 한다. 인디언들은 마을 근처의 흐르는 맑은 물에 손과 얼굴만이 아니라

몸을 씻고 아침기도를 올리고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씻김굿을 통해 죽은 이의 영혼을 깨끗이 씻어 주어 이승에서 맺힌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하기를 빌었다. 병자호란(인조14년 1636년) 때 청(淸)나라에 잡혀갔다 돌아온 여자들인

환향녀(還鄕女)들이 몸을 더럽힌 여자라 하여 화냥년이라고 백안시(白眼視)했다.

그래서 이들을 목욕재계시켜 그 허물을 불문에 붙이고 받아들이도록 하였다.

우리 민족은 제사나 어떤 큰일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음식과 언행을 삼가며 부정을

멀리하는 목욕재계(沐浴齋戒)를 통해 삼가고 조심하는 근신(謹愼)생활을 하였다.

 

천주교에서는 성당에 들어갈 때 제일 먼저 성수(聖水)을 손에 찍어 성호를 끗는다.

이는 거룩한 물인 성수로 마음을 정화하고 기도를 드린다.

이스람 권에서도 사원인 모스크(mosque)에 들어가 먼저 손을 씻는 예를 갖추고 기도에 임한다.

불교에서도 부처님 오신 날에 씻는 예식을 하는 것을 보았다.

‘씻는 예(禮)’는 민족이나 인종 또는 종교마다 조금은 다르나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하나의 예식(禮式)으로 자리 잡고 있다. 씻는 일은 몸만이 아니라 마음의 정화로까지 이어진다.

씻으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피로도 풀린다.

삶에서 씻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새삼 말할 필요도 없다.

 

천주교 신자가 되려면 교리를 배우고 ‘세례성사(洗禮聖事)’를 받아야 된다.

세례성사란 글자 그대로 ‘물로 씻는 거룩한 일’이다. 세례성사를 통해 죄를 씻어 용서받고

비로소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교회공동체의 한 구성원이 된다.

세례 예식은 시대와 교회에 따라 조금은 다르지만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영원한 생명에 들게 된다는 것이다.

즉 세례성사를 통해 세례자는 세상의 죄악과 인간의 헛된 욕망을 씻어 버리고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탄생하는 것이다.

 

‘세례(洗禮)’란 ‘물에 잠기다’, ‘물에 빠지다’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밥토(Bapto)'에서 비롯되었다.

한자로는 ‘물로 씻는 예식’이란 뜻이다.

세례자 요한이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주는 영화를 보면 세례자는 물속에 몸을 잠갔다가 나온다.

물에 잠기는 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물에서 나옴은 새로운 탄생을 상징한다.

즉 물에 잠기는 것은 우리의 모든 죄를 죽이는 곧 회개를 의미하고, 물에서 나옴은 죄를 정화하여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함을 상징한다.

세례성사를 통해 신자가 된다는 것은 지난 삶을 성찰하고 개선하는 회개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 영원한 생명에 들어간다는 신앙고백인 것이다.

 

우리 삶에서 몸과 마음을 씻어 깨끗이 한다는 것은 더할 수 없이 중요한 예(禮)이다.

이 씻는 예를 소홀히 하는 이는 바른 삶을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남에게도 불쾌한 인상을 주고

공동체를 더럽히는 결과를 가져옴을 깨닫고 늘 씻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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