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스크랩] 덕풍계곡 용소폭포

석란 2007. 12. 15. 15:08

강원도 오지여행...덕풍계곡 용소폭포... [월간 조선 김신묵의 해피투어]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덕풍(德豊)계곡...

12Km에 달하는 계곡이 준엄한 협곡으로 이루어져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채 맑은 물과 깊은 沼가 장관을 이루는 곳
덕풍계곡 끝자락은 용소골이라 불리우는데 제1, 제2, 제3의 용소(龍沼)와 폭포가 있다.
전국 제일의 트래킹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나 위험하다는 評이 있어 쉽게 권하기가 어렵다.

서울에서 가기에는 결코 만만치 않은 거리...
대략 5시간을 잡고 가는데 서울서 호법I.C.까지는 중부고속도로... 이어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여주까지....
다시 중부내륙을 타고 감곡I.C.까지.....게서부터는 38번 국도를 타고 제천 - 영월 - 정선군 - 태백...으로 넘어가서는 도계방향으로 가다가 통리역을 지나 통리재를 넘어 427번 도로를 타고 가면 동활계곡에 이어서 덕풍계곡이 나온다.

작년에는 덕풍계곡의 중간지점.... 산호정사(山湖精舍)에서 1박을 하였는데
올해는 용소(龍沼)까지 다녀온 이야기...

도계읍 신리 너와집



일반 집과는 달리 지붕을 기와로 잇지 않고 너와로 이은 집을 너와집이라고 하는데, 너와란 200년 이상 자란 붉은 소나무 토막을 길이로 세워 놓고 쐐기를 박아 쳐서 잘라낸 두꺼운 널쪽으로, 크기는 일정하지 않으나 가로 20~30cm, 세로 40~60cm정도이며 두께는 4~5cm가량으로 강원도에서는 느에집 또는 능에집이라고도 한다.

너와로 지붕에 덮을 때는 용마루 쪽에서부터 끝을 조금씩 물려나가며 판판한 나무를 30cm 쯤의 너비로 가로 놓고 이를 의지해서 잔나무를 촘촘하게 붙여서 천장으로 삼으나, 부엌이나 마구 등에는 이것이 없다.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굴뚝으로 빠지지 못한 연기가 너와 사이로 나와서 불이 난듯한 모습을 보인다.

너와집은 귀틀집이나 샛집처럼 화전민이나 산간지대의 주민들이 짓고 사는 집으로, 붉은 소나무가 사라지면서 거의 자취를 감추었으나, 강원도 삼척군 도계읍 신리에 3채가 남아 있어 1975년 10월 13일 중요민속자료 제33호로 지정되었다.

민속 유물은 ① 물레방아 1기(基), ② 통방아 1기, ③ 채독 1기, ④ 나무통(김치통) 1개, ⑤ 화티(불씨를 보관하는 곳) 1개, ⑥ 살티(살피) 1점, ⑦ 창 1개, ⑧ 코클(벽난로) 1개, ⑨ 주루박 1개, ⑩ 너와집 2동(棟)이다

너와집과 비슷한것으로 굴피집이 있다. (너와가 소나무 껍질인데 비하여) 굴피는 참나무 껍질을 말한다.
지붕으로 사용될 굴피는 20년생이상된 참나무 껍질을 처서(處暑) 전후에 벗겨 차가운 계곡물에 담궈 녹녹하게 만든후 말려서 사용하는데 너와는 100년, 굴피는 200년을 간다는 말이 있다. (신리외에도 환선굴이 있는 대이리에도 너와집과 굴피집이 남아있다)



<신리 너와집...>

덕풍계곡 산호정사(山湖精舍)
통리를 지나면서부터 38번 국도를 벗어나 427번 지방도로를 이용하여 신리 - 풍곡리까지 이어지는데
그 구간은 어디를 보아도 절경이요 드라이브 하기에 너무나 멋진 길이었다.

<427번 지방도 주변 풍경......산수가 아름답다더니 산마다 절경이요 계곡마저 절경이다....>



동활계곡을 지나면 풍곡리... 드디어 나타나는 덕풍계곡...
커다란 아치형 다리와 넓은 주차장이 있고 매표소가 있어 입장료와 주차비를 징수한다.



<덕풍계곡을 들어서면서......만난 아치교가 이쁘다... 계곡 내내 이렇게 튼튼한 다리가 여러개~>

산호정사(山湖精舍)는 계곡을 한참 들어와 왼쪽편으로 약간 산등성이를 올라야 하는데 무심코 지나면 보이지 않는다.
정식 법당이나 부처님을 모신 불전은 없지만 그렇다고 관광객을 받는 민박집이나 숙박시설은 아니고 스님이 홀로 정진하시는 곳이다.
필자와의 친분있는 사람이 특별히 청하여 하룻밤을 묵게 된 곳이다.... 일종의 템플 스테이라고나 할까?



<커다란 적송 밑에 둥지를 튼 산호정사....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는 곳이다>

산호정사를 올라가는 숲 길은 약 5분거리...

찌는듯한 무더위에 배낭과 먹거리 등속을 이고 지고... 낑낑 대며 산 길을 올라 절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올라온 높이는 얼마 되지 않아보였는데 계곡이 저 멀리 발 아래이다.
그래...... 그런게야.... 이렇게 속세를 내려다보구 여기서 사는게야.....

마당 끄트머리에는 작은 평상이 하나 놓여 있다.
거기에 앉으니 사바 세계가 발 아래라.... 춘향이처럼 나빌레고 싶었는가 허공에 매여진 그네가 신기하다.
뛰어올라 붙잡기도 여의치 않을뿐 아니라 힘차게 굴러 창공으로 올라가기에도 만만치 않아보인다....

하룻밤을 자고난 뒤... 아침 일찍 일어나 저 작은 평상에 앉아 몇시간을 명상에 잠겨 보았다...
시원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교교하기도 하고..... 참 오묘한 곳이다.



<평상에서 내려다 보는 모습....사진속 그네는 사실은 허공 높이 매여진것이다...>

산호정사에는 전깃불이 없다.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
산 속에서는 어둠이 크고 깊어 저녁이 빨리 온다. 그리하여 아직 해가 남았을때 우리는 저녁을 먹어야 했다.
장작불을 피워....활활- 타고나서 사그러질때까지 기다리면 숯이 남는다.
그 빨간 숯불에 석쇠를 얹고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술 한잔에 시름까지 털어넣으니 만사가 편안하다...

과연 산그림자는 크고 무서웠다. 소리없이 우리를 감싸더니 집어삼키더니.... 일찍 잠자리에 들라고 야단친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뒷정리는 내일합시다 미뤄놓은채... 각자 오물오물....조물조물.... 손과 발을 씻고는 잠자리에 들었다.
사위가 조용하다. 세상이 잠들었다. 눈을 감고 누웠으되 정신은 맑다.
이 얼마만에 누워보는 산사(山寺)에서의 잠자리인가? 편안함은 아닌데 안온함이 깊은 잠으로 안내한다.


용소골 용소(龍沼)

다음 날은 덕풍계곡 깊숙히 숨어 있는 용소골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용소(龍沼)..... 그것도 제1, 제2, 제3 용소(龍沼)가 있다니 안 가볼 수가 없었다.
마을 끝집부터는 계곡물을 거슬러 올라 약 1.7Km....
물골을 건너기도 하고 물가로 바위를 따라 걷기도 하면서 한참을 걸어 올라가니 드디어 제1용소가 나타난다.


<계곡 초입....개울물가로 걸어 들어간다>





<걸어가기 힘든곳은 이렇게 난간도 설치되어 있지만, 수시로 닥친 물난리로 중간중간 끊어져 있다>

 

<생각보다 계곡이 깊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제1 용소.... 주변 바위가 우뚝하고 물이 깊어 보인다>





제 1용소를 지나 계곡을 계속 거슬러 올라간다.
여전히 계곡은 깊고 물은 푸르르며 주변 풍광이 너무 멋지다.



제 1용소와 제 2용소 중간에는 선녀탕이 있는데 일명 요강소이다....
굽이쳐 흘러내린 물이 沼를 이루고 있는데 그 바닥은 암석으로 되어 있으나 암석바닥의 중간에 또다시 카다란 구멍이 뚫려있어서 그 깊이가 족히 5~6m 이상은 되어 보였고, 그 형상이 요강처럼 생겼다하여 요강소라고 한다.



<요강소....사진에는 잘 안보이나... 짙푸른 물속 바닥 바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어 기괴하게 보인다.>



계곡 중간중간에는 끊겨진 철조각이 보이는데, 처음에는 난간대가 홍수에 무너져 내린줄 알았으나 현지 주민의 설명에 의하면 오래전...일제 식민지 시절에 이 깊은 산속의 훌륭한 소나무를 벌채해서 대처로 끌어내고자 설치했던 약식 철로길이라고 한다.
그러고보니 앵글이나 파이프가 아니라 구형 철로임에 틀림이 없다.

일제는 그 시절에 벌써 이 명산구곡의 소나무를 캐내어 반출해 갔던 것이구나~



또 하나...
계곡이 깊고 인적이 없다보니 바위마다 석이버섯이 붙어 있다.
마치 군용 헝겊조각이 붙어 있는것 처럼 보이는데 그 정도 자라기에도 2~30년이 소요된다니....

협곡의 멋진 풍광에 취하여 힘든 줄도 모르고 거슬러 올라간 용소골 계곡...
제 1용소를 올라온 만큼 다시 올라가자 제 2용소가 나타난다.
때마침 반대쪽 경북 울진군 덕구온천쪽에서 산을 넘어 온다는 등산객들과 만났다.
그들은 덕구온천에서 응봉산(998.5m)를 넘어 제 3용소를 거쳐 이곳 제 2용소에서 우리와 만난것이다.




<제 2용소는 제 1용소보다 폭포가 높고, 크며 沼의 크기도 넉넉해 보인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제3 용소까지....
거리가 약 4~5 Km는 되어 시간상으로는 3시간 남짓 걸린다고 한다.
왕복으로 보면 5~6시간은 투자해야 할 터... 점심 먹거리 준비도 없이 올라 온 우리는 아쉽지만 제 2용소에서 발길을 돌려 내려가면서 제 3용소는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많이 아쉬웠지만 이처럼 깊고 큰 계곡을 한 해, 한 여름, 한나절에 다 둘러본다는것이 무리일듯~
내년에 다시 찾아 올 핑계거리를 남겨 놓은채 내려 와야만 했다.[월간 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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