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 김남조 나무들 / 김남조 나무여 나무여 걸을 수도 날을 수도 없어서 친구곁에 못 가네 사랑곁에도 못 가네 그러나 니네들 한가지 햇빛을 쬐며 거루억만년(巨累憶萬年) 사이 한날 한시에 목청이 확 트였구나 거대한 임부(姙婦) 봄 천지에 지하수에도 전류 와서 불 범벅이네 수액 범벅이네 아, 어쩌면 좋지 초록.. 김남조 시 2009.03.06
행복(幸福) / 김남조 행복(幸福) / 김남조 새와 나, 겨울나무와 나, 저문 날의 만설(滿雪)과 나, 내가 새를 사랑하면 새는 행복할까 나무를 사랑하면 나무는 행복할까 눈은 행복할까 새는 새와 사랑하고 나무는 나무와 사랑하며 눈송이의 오누이도 서로 사랑한다면 정녕 행복하리라 그렇듯이 상한 마음 갈피갈피 속살에 품.. 김남조 시 2009.02.26
가을 햇볕에 / 김남조 가을 햇볕에 / 김남조 보고 싶은 너 가을 햇볕에 이 마음 익어서 음악이 되네 말은 없이 그리움 영글어서 가지도 휘이는 열매, 참다 못 해 가슴 찢고 나오는 비둘기떼들, 들꽃이 되고 바람 속에 몸을 푸는 갈숲도 되네 가을 햇볕에 눈물도 말려야지 가을 햇볕에 더욱 나는 사랑하고 있건만 말은 없이 기.. 김남조 시 2009.02.01
6월의 시 / 김남조 6월의 시 / 김남조 어쩌면 미소짓는 물여울처럼 부는 바람일까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언저리에 고마운 햇빛은 기름인양 하고 깊은 화평의 숨 쉬면서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성그런 물줄기 되어 마음에 빗발쳐 온다 보리가 익어가는 보리밭 또 보리밭은 미움이 서로 없는 사랑의 고을이라 바람도.. 김남조 시 2009.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