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웅 시

길손 / 이의웅

석란 2009. 3. 3. 21:26

 

  

 

 

 

길손/ 이의웅

 

여울진 길목에

마음 한 자락 정박해 놓고

녹순 세월을 낚고 있다.

 

허물 많은 노을빛이

아직 빛을 잃지 않는 것은

훤히 트인 바닷길이

바람을 다스리고 있기 때문이거늘

칼날 같은 욕망으로 저미고 있는

아픈 세월

언제 풀어놓을 수 있을까.

 

바람은 바람으로 쉬 커나가

곧은 하늘길 열어 놓는데

타박타박 산길 오르는 사람아,

쪽빛처럼 푸르고 깊은 사랑

한 가슴 가득 채워

하늘바라기로 살아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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