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웅 시

갈대밭 풍경/이의웅

석란 2010. 7. 17. 20:09

 

 

 

 

갈대밭 풍경/이의웅

 

흙탕물이 휩쓸고 간 갈대 숲 사이
해오라기 한 마리 긴 목으로 서 있다
깃털은 부스스 하고
공해에 찌든 먹이조차 가난해 보인다


먼 산 허허롭게 처다 보는 애잔한 눈빛이
내 가슴에 날아 와 꽂힌다
머지 않아 이곳을 떠나야 할 것들
나 또한 떠나야 할 길이지만
돌아 갈 고향 길
실개천 따라 가는 해맑은 물빛이 그립다


흙탕물이 스쳐간 갈대 숲엔
그래도 휘날리는 은빛 날개 덤성덤성
찌르르 우는 가을빛이 아름다운 것은
이 땅에 살아 있는 목숨 탓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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