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춘추

[스크랩] <강의록에서> 제6강 쉬어가기 -문학의 길에서 서성이며(4)

석란 2012. 2. 1. 21:31

제6강 쉬어가기

문학의 길에서 서성이며(4)

<생각을 열며 1>....................................................................................

                             고 독

                                                                                                    박이문

찬란한 밤하늘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에서 무관심하다. 지나가는 바람이 우리의 부르짓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쏟아지는 비는 우리의 슬픔을 씻어 주지 않는다. 불러도 불러도 하나님은 말이 없다. 기도하고 빌어도 절대자는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다. 인류는 혼자다.

고독은 풍요하다. 잠시 군중으로부터 떨어져서, 잠시 일상적 관심을 떠나서, 잠시 혼자서 고독에 파묻힐 때, 우리는 새로운 자아를, 참다운 남을, 남과 나의 올바른 관계를 깨달을 것이다. 무한한 우주, 밑도 끝도 없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의 나의 존재의 의미를 발견할 것이다. 고독 속에서 우주의 의미를 생각하는 인간이 있기에, 저 별의 고독, 끝없이 빈 우주 공간의 고독은 덜 쓸쓸하고 덜 허전하고 덜 아파 보인다. 이처럼 고독은 깊고 넓고 풍요하다. 그러기에 우무도 없는 해변 모래밭에 발자국을 남기며 혼자 거니는 고독한 사람의 모습은 한없이 흐뭇하고 아름답다. 해 질 녘 한 쪽 다리를 지켜 들고 또 다른 한 쪽 긴 다리로 눈 덮인 논두렁에 홀로 우뚝 선 두루미는 고독하지만, 고상하게 보인다.

 

 

0.고독이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음식이 육체에 미치는 영양과 같다.

0.강자란 보다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다. -J.C.F실러

0.군중과 더불어 지내며 유쾌하게 고독의 독립을 지키는 것은, 다만 위인만이 해내 는 것이다.-R.W.에머슨

0.우리의 모든 고민은 우리가 고독하게 존재할 수없다는 데서생긴다.-J.라브 뤼에르

0.사람들은 고독을 견디어 낼 수 없기에 자아(自我)를 상실하는 길을 택한다.

-E.프롬

0.젊은이의 고독은 한낱 감상주의로 끝나는 데 비해서 철학자들의 고독은 승화되고 심화하여 고고(孤苦)의 세계에 도달한다. -안병욱

0.자기 혼자 있는 권리-가장 포괄적인 권리이며 문명인들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권 리다. -미 최고 법원 판결문

 

 

<생각을 열며 2>....................................................................................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는다

 

                                                  박두진

고독은 욕되지 않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진실로 참되고 옳음이

죽어지고 숨어야 하는 이 계절엔

나의 뜨거운 노래는 여기 언 땅에 묻는다.

들어보라.

저 거짓의 거리에서 물결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여기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를 땅에 묻는다.

출처 : 수필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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