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춘추

[스크랩] <강의록>에서 --제11강 문학의 쉼터에서(삶의 광택/이어령)

석란 2012. 2. 1. 21:34

제11강 문학의 쉼터에서()

-문학은 자기 성찰의 기회를 준다.-

<생각을 열며 1>.....................................................................................

내부의 영혼의 삶과 육체의 삶

내부의 영혼의 삶과 육체의 삶이 만나거나,

그 영혼의 삶이 육체의 삶을 통해 표현되고 활동할 수 있는 것은

마음이라는 매개를 통해서다.

그러려면 마음이 늘 맑고 밝아야 한다.

맑고 밝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각각의 영혼을 통해 모습을 나타내는 “우주의 대생명력”과

우리 자신이 하나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마음은 저절로 맑고 밝아진다.

이 때 영감이라는 길잡이가 생겨난다

영감은 우리 속안의 영에게 있는 감각. 판단력이다.

인간은 이 영감을 통해 자신과 이 세상 모든 생명의 비밀을 알게 된다.

삶의 광택

이어령

나는 후회한다. 너에게 포마이커 책상을 사 준 것을 지금 후회하고 있다그냥 나무 책상을 사 주었더라면 좋았을 걸 그랬다.어렸을 적에 내가 쓰던 책상은 참나무로 만든 거친 것이었다.심심할 때, 어려운 숙제가 풀리지 않을 때 그리고 바깥에서 비가 내리고 있을 때나는 그 참나무 책상을 길들이기 위해서 마른 걸레질을 했다.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문지른다 그렇게 해서 길들여져 반질반질해진그 책상의 광택 위에는 상기된 내 얼굴이 어른거린다.

너의 매끄러운 포마이커 책상은 처음부터 번쩍거리는 광택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길들일 수가 없을 것이다. 다만, 물걸레로 닦아 내는 수고만 하면 된다.그러나 결코 너의 포마이커 책상은 옛날의 그 참나무 책상이 지니고 있던 심오한 광택, 나무의 목질 그 밑바닥으로부터 솟아 나온 그런 광택의 의미를 너에게 가르쳐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책상만이 아니었다.옛날 사람들은 무엇이든 손으로 문지르고 닦아서 광택을 나게 하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청동 화로나 놋그릇들은 그렇게 닦아서 길을 들였다. 마룻바닥을, 장롱을, 그리고 솥을 그들은 정성스럽게 문질러 윤택이 흐르게 했던 것이다. 거기에는 오랜 참을성으로 얻어진 이상한 만족감과 희열이란 것이 있다.

아들이여, 그러나 나는 네가 무엇을 닦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옛날 애들처럼 제복 단추나 배지를 윤이 나게 닦는 것을 본 적이 없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스테인리스 그릇이나 양은 솥은 너의 포마이커 책상처럼 처음부터 인공적인 광택을 지니고 있어 길들일 필요가 없고, 또 길들일 수도 없다.

아들이여, 무엇인가 요즈음 사람들이 참을성 있게 닦고 또 닦아서 사물로부터 광택을 내는 일을 볼 수 있다면 그것은 구두닦이 정도가 아닐까 싶다.

카뮈라는 프랑스의 소설가는 구두닦이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무한한 희열을 느꼈다고 했다. 구두닦이 아이들이 부드러운 솔질을 하고 구두에 최종적인 광택을 낼 때, 사람들은 그 순간, 그 부드러운 작업이 끝났거니 생각할지 모른다.그러나 그때 바로, 그 억척스러운 손이 다시, 반짝거리는 구두 표면에 구두약을 칠해 광을 죽이고, 또 문질러 가죽 뒷면까지 구두약이 배어 들 게 하고, 가죽 맨 깊은 곳에서 빚어지는, 이중의, 정말 최종적인 광택이 솟아나게 한다.

아들이여, 우리도 이 생활에서 그런 빛을 끄집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 화공(化工) 약품으로는 도저히 그 영혼의 광택을 끄집어낼 수는 없을 것이다. 투박한 나무에서, 거친 쇠에서 그 내면의 빛을 솟아나게 하는 자는, 종교와 예술의 희열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이다.

'책상'이라는 일상적 사물을 소재로 하여 현대인의 생활을 비판적 관점으로 조명한 수필

이해와 감상

1.옛과 지금의 비교

참나무 책상을 길들이기 위해 마른걸레질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문지르며 우리는 인고의 아픔을 덜어내고 살았다문명은 사람을 나태하게 할 뿐더러 미풍양속까지 부재시키는 애물단지가 아닌가도 생각해본다기계문명이 발달 하면서 인간은 로보트가 되고 기계는 사람이 되는 우여곡절을 아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려는지.....

2.읽고 나서   현대는 인공 광택의 시대이다. 삶의 광택을 끄집어 낼 기회 자체가 없어졌다. 그만큼 현대 도시인의 삶은 정성과 시간을 바치는 일과는 멀어진 것이고 그만큼 경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두닦이가 구두에 광택을 내는 직업적인 일조차 소중하게 바라볼 만큼 윤을 낸다는 것의 의미가 없어진 시대를 살고 있는 지은이의 심정의 헛헛함도 행간에 보인다.이 수필은 현대의 인위적이고, 편의적인 것들이 판치는 현대인의 생활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글이다. 현대에는 물론 편하고 빠른 것들이 많아 생활하기에 편할진 몰라도 아날로그 시대의 낭만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글에서 작가는 전통적 생활에 대한 아쉬움을 곳곳에 드리우며 현대 문명을 비판하고 있는데, 이 글을 읽으니까 평소엔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것들이 모두 인위적인 것이라는 느낌이 들어 왠지 차가워보이고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 나도 어느새 아날로그를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3.요점정리................................................................................. 형식 : 서사적 중수필<현대인의 생활 비판> 제재 : 책상 성격 ; '책상'이라는 일상적 사물을 소재로 하여 현대인의 생활을 비판적 관점으로 조명한 수필

주제 : 전통적 삶의 아쉬움과 현대인의 경박한 삶

요즘 젊은이들이 이글을 읽는다면무엇을 생각할까?바쁜 세상에 할 일 없는 짓거리라고 코웃음짓겠지......

사색의 뜰에 서서

행복한 삶

사람들은

먼 훗날 자신들에게 행복한 삶이 펼쳐질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많은 돈을 벌었을 때,

진심으로 자신을 생각해 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자신의 사업이 번창할 때,

보다 큰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삶이란 그런 미래에 펼쳐지는게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순간순간이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 기적같은 시간입니다

지금이라는 시간이야말로 경이로운 시간입니다 

출처 : 수필춘추
글쓴이 : 현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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