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춘추

[스크랩] <강의록에서>제9강 쉬어가기- 문학의 길 위에서 서성이며 (7)

석란 2012. 2. 1. 21:33

제9강 문학의 길 위에서 서성이며(7)

작가 그는 누구인가?...자연스러움의 멋을 아는 사람

 

<생각을열며1>......................................................................................

그 아름다움은 작가의 멋이다.

작가 그는 누구인가?

인간의 기본 욕구 중에 하나인 자기 표현 방식을 글에 의존하고 사는 사람이 작가입니다. 자기 모멸(侮蔑-멸시하고 낮게 봄) 증세에서 벗어나 행복한 새 삶을 보듬어 안는 기쁨에서 문학은 비롯됩니다. 자신의 현실적 삶과 또 다른 삶을 다시 살아보자고 하는 꿈 그것이 문학입니다. 이 꿈을 위해 이 욕망의 그물 속에서 언어와 싸우고 또 다른 삶을 위해 고뇌하는 이가 작가입니다. 새로운 삶을 향한 이상의 눈빛이 작가의 렌스입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이 항 녕 (李恒寧)

좋은 옷을 입지 못했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몇 발자국만 떨어져서 보면 좋은 옷이나 나쁜 옷이나 별로 구별이 나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을 먹지 못했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몇 시간만 지나면 맛있는 음식이나 맛없는 음식이나 다 같이 소화되기는 마찬가지다. 훌륭한 집에 살지 못한다고 걱정할 것은 없다. 좀더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내려다보면 훌륭한 집이나 그렇지 못한 집이 다 성냥갑처럼 보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들은 사물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 외곬으로 나가기가 쉽다. 당장 눈앞에 일어난 사물에 대해서 덮어놓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하고,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사물을 관찰하고, 좀더 공간적 여유를 가지고 사태를 관망할 줄 모른다. 오늘의 현실 그것은 하나지만, 이것을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그 평가는 반드시 동일하지는 않다. 시간적으로 보아 오늘을 기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일년 후를 기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십 년 후나 백 년 후를 기점으로 하여 생각할 수도 있으며, 나아가서는 천 년이나 만년과 같이 장기적인 장래를 기점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더욱 나아가서는 영원이란 관점에서도 생각할 수 있다.

또 공간적 관찰에 있어서도 이와 비슷하다. 어떤 사태를 바로 눈앞에 지척에 놓고 그것을 보는 방법도 있고, 십리라는 거리를 떼어놓고 보는 방법도 있고, 때로는 높은 산에 올라가서 천리나 만리라는 장거리에서 내려다보는 방법도 있고, 비행기를 타고 멀리서 바라다보는 방법도 있고, 나아가서 우주선을 타고 달세계에 가서 쳐다보는 방법도 있으며, 더욱 나아가서는 더 멀리 태양계를 벗어난 무궁한 대우주의 극(極)에서 훑어보는 방법마저 상상할 수 있다.

안목이 낮은 사람일수록 어느 사태에 직면하면 당황하게 되고, 안목이 높은 사람일수록 어떤 사태에 직면하더라도 좀처럼 동요하지 않는다. 당장에 보면 슬픈 일이라도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보면 그것이 기쁜 일이 될 수 있으며, 당장에 보면 추잡한 것같이 보이는 것이라도 좀더 공간적 여유를 두고 보면 미려(美麗)하게 보이는 수가 있다.

우리는 얼굴이 못났다고 비관할 것은 없다. 소크라테스 같은 추남도 진리를 사랑하는 그의 곧은 마음으로 그는 전 인류의 마음의 애인이 되었다. 우리는 가난하다고 비관할 것은 없다. 예수는 집도 없었고, 옷도 남루했고, 제대로 먹지도 못했고, 아무런 재물도 가진 것이 없었으나, 사랑의 실천으로 그는 전 인류에게 무한한 행복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벼슬이 낮다고 비관할 것은 없다. 공자는 미관 말직에 머물렀으며, 좀더 일할 수 있는 자리를 구해서 동분서주했으나 결국은 실패했지만, 그의 높은 뜻으로 왕이나 천자(天子)까지도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우리는 자손이 적고 친척이 적은 것을 비관할 것은 없다. 석가는 육친의 처자까지도 버렸으나, 그의 자비의 가르침을 받들어 그를 어버이처럼 사모하는 사람들이 예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많은가?

괴테는 실연의 쓰라림을 당하면 그것을 문학작품으로 형상화시켜 슬픔을 무한한 희열로 전환시켰다. 우리나리의 김삿갓은 평생을 불우한 방랑으로 지냈지만, 그것을 시(詩)로 승화시켜 평생을 너그럽게 살았다. 이 모두는 좀더 높은 곳에서 인생을 살다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한없이 부러운 사람들이다.

 

 

 

<감상 -생각해보기>......................................................................................

1.인간운명에의 도전이 작가의 멋이다.

문학 작품은 미의식을 고양하여 삶에 새로운 힘을 북돋워주고, 교시(敎示)와 감동과 기쁨을 줍니다.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욕구와 충동의 노예가 되어 이기주의를 자극합니다. 이 이기주의의 자극으로 인하여 추하고, 악하고, 증오하고, 투쟁하고.....등등으로 인하여 비참을 역사 위에 남기게 됩니다. 이것이 인간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정(情)과 사랑이 있는 한 이 비참한 운명 속에서도 진선

미성(眞善美聖)의 행복한 세계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진 사람이 바로 작가입니다. 이 확신을 실현하는 것이 예술의 세계입니다.

현실인-세속인-이 되면 예술에 대한 감각이 없어집니다. 예술 감각은 정서적, 감동적 경험의 표현입니다. 감동스런 경험 속에서 마음의 꽃이 핍니다.

감동이 없는 삶은 삭막합니다. 자연과 인생을 느끼며 사는 멋이 바로 작가의 멋입니다.

순수한 인간의 정, 인간적인 사랑, 그것은 근원적이고 가장 인간적인 것으로 인간적 매력입니다.

작가는 이와 같은 인간적 매력을 지닌 그 자체가 작가의 멋입니다.

인간적 매력이 있는 사람의 모습은 어떨까.

사람 같은 사람이 아니라, 사람 냄새나는 사람.

똑똑한 사람이 아니라,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지닌 사람.

 

자연스러움의 멋을 아는 사람.-그는,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며, 꾸미지 않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2.일상의 삶에서 인간다움을 찾아 표현하는 것이 작가의 멋이다.

오른 손에 가정을, 왼손에 가사(일)를, 세 번 째 손으로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 아내로서 어머니로서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이 있어 작가가 되고 싶다는 것이 서구 주부 작가의 변입니다. 매일 매일의 잡다한 일상 속에서 인간다우면서도 인간적 철학으로 인생을 사는 방법을 찾아내어 그것을 글로 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인간다움은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를 사는 인간,

자기대로 살 줄 아는 인간,

자기의 죽음에 대하여 헛되지 않음을 아는 인간,

즉 삶 순간의 마무리, 인생의 마무리를 잘하는 것입니다.

인간적 철학은 무엇인가?

그것은 명예보다는 인간적 진실,

권력보다는 인간적 신의,

배신보다는 인간적 의리를 말합니다.

이와 같은 바탕에서 작가는 슬플 때 글을 씀으로써 눈물의 방향을 바꾸고, 화날 때도, 잘못을 바로 잡았을 때도, 아름다운 것이나, 착한 것을 남에게 보여주고 싶을 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에서 글을 씁니다.

출처 : 수필춘추
글쓴이 : 현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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