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춘추

[스크랩] <강의록에서> 수필문학의독자성(2)-수필은 자아로의 귀환이요, 우리로의 확대다. --

석란 2012. 2. 1. 21:18

   <강의록에서> 수필문학의독자성(2)

 

 

-수필은 나를 찾아 자아로의 귀환이요, 우리로의  확대다. --

 

알 속에서의 삶을 깨자.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하나의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아 한다.”이는 데미안의 어록에 있는 말이다.

인간은 알 속에서 기다림을 지닌 채로 보다 나은 내일에의 변신(變身)을 꿈꾸는 존재가 아닐까?

알 속에서의 삶이 현실이다.

오늘의 현실을 보자.

오늘의 화두 소외(疎外)라는 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현실은 엄연한 삶의 현장이다. 이 현장에서 개개인의 존재 망각, 존재 추방의 끔찍한 소외감이 우리 시대의 인간 조건이 될 줄을 그 누가 알았겠는가?

김승희 시인의 <일회용 시대>를 음미해 보자.

    

             일회용 시대

     

                                            김 승 희


사발면을 후루루 마시고

일회용 종이컵을 구겨서 버리는 것처럼

상처가 아물면

일회용 반찬고를 딱 떼어서 던져 넣는 것처럼


이 시대에

내가 누구를 버린다 해도

누구에게서 내가

버림받는다 해도


한번 입고 태워버리는 종이옷처럼

한번 사용하고 팽개쳐야 하는

콘돔처럼

커피 자동기 안에서

눈을 감고 주루루 쏟아져 내리는

희게 질린 종이컵처럼

껌종이처럼 설탕포장지처럼


그렇게

내가 나를 버릴 수 있을까.

그렇게

나도 나를 버릴 수 있을까.


어느 으슥한 호텔 욕실에서

잠깐 쓰고 버려지는

슬픈 향내의

일회용 종이비누처럼......


1.수필은 확실한 존재감을 찾아 떠나는 여행

오늘의 현실에서 나를 찾는다.

오늘날 우리의 삶은 거대한 문명의 부조리

-잘 살아 보겠다고 한 근대화 산업화 도시화 속에서 다시 원시화의 지향이 -길들여진 닭장 속의 새가 아닌 자연 속에 새가되고 싶은 것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거대한 배타주의 속에서 소외

-더불어 사는 존재가 아닌 조직 속에서 부품화한 인간의 모습

사람들 하나하나는 못 쓰게 된 나사못이나 분해된 원소처럼 떠돌아 유목화되고 부리 없이 둥둥 떠돌아 존재의 중심에서 해고된 상태로 무중력 상태에서 더 돌고 있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소외되어 있고, 서로를 소외시키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확실한 존재감을 찾는 것이 나를 찾음이요, 자아로의 귀의다.

나를 찾음, 자아로의 귀의란  ‘참나’를 만남이다.

지난 일을 더듬어 보면 뉘우치는 일이 생생히 살아올 때가 있다. 일찍이 독일의 포이엘바하는 인간에게는 이성이 있기 때문에 자신을 대상화할 수 있다고 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대상화할 줄 아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반성이 있고, 참회가 가능하다. 이 반성과 참회의 어느 순간에 ‘참나’를 순간순간 만난다.  이 대상화를 통하여 뉘우치는 그 자리에 무한 자비와 사랑이 자리 잡는다. 이 무한 자비와 사랑을 지닌 나로 돌아감이 나를 찾음이요, 자아로의 귀환이다. 이 자비와 사랑의 나눔에서 서로 서로는 우리는 확대 된다.     

 

2. 나다움에서 우리의 확대의 새 지평

수필은 지페증적 테마에서 벗어나 자비와 사랑을 지닌 ‘참나’를 찾아  열린 마음으로  함께 살아 숨쉬는 우리의 찾음이요 확대다.

-무중력 상태에서 내가 아닌, 존재의 중심에서 해고된 내가 아닌,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자비와 사랑의 실존적 내가 되는 것 이것이 내 존재의 확인이요, 더불어 사는 우리의 확인이다. 내가 있어 네가 있고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상생의 삶이다.  

작아지는 나, 소외되는 나, 일회용으로 전락하는 나는 그 얼마나 슬픈 존재인가. 생즉원(生卽願)이요, 생즉원(生卽怨)인 삶에서 현실을 소화하고 또 초월하는 나로의 귀환, 나다움의 삶을 사는 내가 되어 우리로의 지평확대가 또한 수필문학의 독자성이다.


 


  푸른 계절의 꿈을


                                                   최  정   희


꿈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인생이 허무하다고들 하는데......, 강물같이, 구름같이, 세월이 잘도 흘러간다고 해서 나온 소리일 테지요.

인생이 고독하다고들 하지요. 살아보니까 결국은 저 혼자 외톨이가 될 뿐이라고 깨달은 데에서 나온 소리일 테지요.

누가 무어라 했건 그런 소리에 귀를 기울일 건 없습니다. 꿈만 잃지 않으면 됩니다. 꿈을 잃지 않은 사람에겐 때가 묻지 않습니다. 힘껏 살아야 한다는 강력한 생명력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공 때리기 놀이에서 공을 피하듯이 이러쿵저러쿵한 장애물들이 당신을 때려눕히려 하더라도 요리조리 피해 보십시다. 이러쿵저러쿵한 세월 속에서 때까지 묻히고서야 억울하고 원통해서 어쩝니까.  

문과 창을 다 열어 젖혀도 좋은 계절입니다. 저 언덕에 청청 푸르게 서 있는 수목들, 맑은 햇빛 아래에 마주 웃고 있습니다. 바람이라도 일면 그것들은 더한 몸짓으로 미소를 내뿜게 하는군요.



 

  사색의 뜰에 서서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그는 주변을 소중히 생각한다. 

주변의 모든 식물들, 동물들 생명체에 대하여 관심과

애정을 지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여기서 정신적 안식처를 얻는다.

그 심성으로 이웃을 소중히 여긴다. 

한 번 맺은 인연에 대하여 늘 기억하고 함께 일깨워 가는 삶 아름답지않은가?

진정한 만남이 증발된 오늘에서.....

서로를 기억하고 챙겨가며 나눔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 여유로움이요, 더불어 사는 지혜가 아닐까?

나에게 주어진 삶을 사랑하는 우리가 되자.  



출처 : 수필춘추
글쓴이 : 현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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